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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진 옷 The torn clothes

글쓴이 : 에드몬톤 안디옥 교회 날짜 : 2016-05-01 (일) 04:40 조회 : 1874
설교일 : 5월 1일
설교자 : 한흥렬
본문말씀 : 창 Gn 37:33-35

찢겨진 옷 The torn clothes

37: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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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분에게는 어떤 꿈이 있나요? 꿈을 잃어버리셨나요?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 보죠. 과거에 여러분은 어떤 꿈들을 가지고 계셨었나요? 오늘은 꿈 이야기를 좀 나누겠습니다.

 

2. 요셉은 야곱의 11번째 아들입니다. 4명의 부인들중에 가장 사랑했던 라헬로부터 노년에 얻은 아들이기에 요셉은 야곱에게 있어 단지 다른 아들과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요셉에게 특별히 채색옷을 지어 입혔습니다. 채색옷은 그냥 단순한 옷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야곱에게는 말이죠. 채색옷은 야곱의 사랑과 기대와 꿈이 담긴, ‘옷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3. 그런데 야곱의 이와 같은 행동이 요셉의 형제들 사이에서 시기와 질투를 일으켰습니다. 그렇죠. 모를 것 같은데 다 알죠. 이것이 사람사이에, 혹은 가족안에 존재하는 ‘관계역학, family or relation dynamic power’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동생을 미디안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아 버립니다. 그리고 일을 수습하기 위해 요셉이 입고 있던 옷을 찢어서 숫염소 피를 묻혀서 아버지 야곱에게 보이면서 ‘요셉이 짐승들에 의해서 찢겨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4. 찢겨진 옷은 굉장한 심볼리즘이 담겨져 있습니다. 찢겨진 꿈, 찢겨진 소망, 이것이 찢겨진 옷에 담겨있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찢겨진 옷은 두 사람의 꿈의 좌절을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요셉 본인의 꿈의 실패입니다. 본문 앞쪽을 읽어보면 요셉이 꿈을 꾸죠. 내용은 온 집안 식구들이 자기를 향해서 절을 할 정도로 높아진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노예로 팔려가게 되면서 그 꿈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져 버립니다. 둘째는 아버지 야곱의 꿈의 실패입니다. 당시에 채색옷은 귀족들이나 입을 수 있는 옷이었습니다. 야곱은 요셉의 인생이 채색옷처럼 귀인이 되라는 바램이 있었던 것이죠. 형들에 의해서 채색옷이 찢겨지고,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면서 요셉과 요셉을 향한 아버지 야곱의 꿈은 철저하게 파괴되고, 실패하게 됩니다.

 

5. 아버지 야곱의 좌절감을 잘 보여주고 있는 말씀이 34-35절입니다. ‘자기 옷을 찢고, 자기도 옷을 찢습니다. 굵은 베로 허리를 묶고, 이것은 죽은 사람을 애도할 때 취하는 행동중 하나이죠.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입니다. 오래도록 그의 아들을 위하여 애통하니, 오래도록. 35절 그의 모든 자녀가 위로하되 그가 그 위로를 받지 아니하여 이르되 내가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 아들에게로 가리라하고, 아들을 잃은 깊은 상실감을 보여줍니다. 얼마나 슬펐으면 아들을 따라 죽겠노라고 할까요. 하고 그의 아버지가 그를 위하여 울었더라.

 

6. 우리중에도 이러한 꿈의 좌절로부터 오는 깊은 상실감, 좌절과 실패의 고통을 체험한 분들, 혹은 체험하고 있는 분들이 있지요? 야곱의 눈물 말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 태평양을 건너오면서 새롭게 꿈꾸던 미래에 대한 기대감들. 영어를 배우면서 학교를 다니면서 그 힘든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몸부림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것은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꿈이 있었기 때문이죠. 직장생활, 혹은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비아냥 거리는 백인들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모욕감을 당하면서도 참자 참자 참고 참고 또 참자! 어떤 분들은 야곱처럼 자녀를 향한 꿈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내가 피곤하고 힘들어도 자식들을 위해서,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 참자! 좀 더 힘을 내자! 한국에 있었으면 일터에서 자기 전공도 살리고, 떳떳하게 대우받으며 살았을텐데, 이민와서 지금까지 누리고 있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저 아래 밑바닥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했어요. 마치 두손과 팔다리를 다 잘린 것 같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ground zero에서 말이죠.

 

이철환 작가가 쓴 ‘연탄길’ 이라는 책의 제2편에 실린 ‘아빠는 우리 가정의 지붕’이라는 글입니다. 회사에서 퇴출당한 후 가정이 점점 가난해졌습니다. 그 동안 벌어 놓은 돈이 없어서 다 까먹고 나니 이제는 거지같았습니다. 아들이 학교에서 다녀와 말했습니다. ‘아빠! 내 친구들이 내 신발을 보면서 거지 신발이래.’ 그 날 밤에 비가 억수로 쏟아졌습니다. 집이 새어서 안방이 물투성이였습니다. 아빠가 잠깐 나간다고 나갔는데 밤 1시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식구들이 무슨 일인가 걱정되어 밖으로 찾아 나섰지만, 찾지 못 하고 돌아오는 데 지붕 위에 검은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있는 남자는 분명히 아빠였습니다. 놀라서 아빠를 부르려고 하는 데 엄마가 말했습니다. ‘부르지 말아라. 아빠가 가장으로서 자기 책임을 못 다 하니까 저렇게라도 해 책임을 지려고 하는 마음을 꺽지말아라. 아빠의 보람을 망가뜨리지 말자. 아빠는 우리 가정의 우산노릇을 하려고 하고 있다.가슴 뭉클한 이야기입니다.

 

7. 그런데 아세요? 요셉도 야곱도 그의 형제들도 모든 사람들이 이제 ‘채색옷의 꿈은 끝났어’라고 낙심하고 좌절했지만, 요셉을 향한 하나님의 꿈은 좌절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더 심오한 방법으로 성취된 것입니다. 오늘 본문 36절 ‘그 미디안 사람들은 그를 애굽에서 바로의 신하 친위대장 보디발에게 팔았더라.’ 나의 계획과 소망과 꿈은 사그라졌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결코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마십시오. 포기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살아계십니다. 하나님이 나의 인생을 붙들고 있는한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8. 채색옷이 찢겨지고 난후 야곱은 요셉의 일로 그 어떤 위로 받기를 22년 동안 거절했습니다. ( 44:27-29) 시편 77:2 “나의 환난 날에 내가 주를 찾았으며 밤에는 내 손을 들고 거두지 아니하였나니 내 영혼이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그런데 22년 뒤에야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그 오묘한 섭리를 말이죠.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하고 있는 일이, 당한 일의 결과가 실패고 계획에 없던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일이 일어난 것이 나에게는 악몽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게 오히려 진짜 악몽일 뻔했다’ 할 날이 반드시 올 줄 믿습니다.


9. 예수님의 옷도 로마 군병들에 의해 찢겨짐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십니까? 그러나 십자가에서 찢겨진 옷, 그분의 생애는 그렇게 찢겨진 채로 실패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제자들도 실망하여 그 실패의 십자가의 현장을 떠나갔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예수님의 옷과 몸이 찢겨짐을 당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오히려 수치와 조롱의 그 실패처럼 보이는 그 일을 통해서 온 인류의 죄를 구원하는 대속의 일을 이루셨던 것입니다. ‘오늘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오늘 나에게 무너진 꿈이 영원한 실패가 아니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계획을 나는 여전히 신뢰한다.

 

10. 2차 대전 당시 단지 유태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수많은 유태인들이 아우슈비츠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엘리 위젤이라는 작가는, 그는 훗날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많은 유태인들을 죽인 것은 가스실이나, 독일군, 교수대가 아니라 '절망'이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수용소를 점령한 연합군이 한 감방벽에 손톱으로 쓴 다음의 글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태양이 구름에 가리어져서 그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지 못하나 나는 믿네.

구름 너머에 있는 태양의 존재를.

지금은 비록 침묵하고 계셔서 그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지 못하나 나는 믿네.

하나님의 존재와 그 사랑을.